오늘은 학교에서 사회 이슈 다루는 법에 대한 잡담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이게 항상 참 난감한 주제인 듯 싶다. 교사의 정치적 중립 의무 때문이다.
교사가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학생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 자체에 대해서는 교육이 필요하다.
당장 고3 학생들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간 금기시되던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
현재 학교의 정치 교육
우리 학교 기준으로 정치 교과목은 없다. 교과목을 개설할 수는 있지만, 전국에 몇 개의 학교에서 선택권을 부여하는지는 모른다.(참고: NCIC 국가교육과정 정보센터)
아마 많지 않으리라. 수능 시험의 정치 교과 선택 비중도 미미하다. 정치 교과만 그런 것은 아니다. 수능에서는 사회 문화와 생활과 윤리 선택 비중이 상당히 높다.
교과목 상 정치 선택 학생이 미미하기에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 학생들은 막연한 정치 싸움을 정치로 인식하고,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정치를 꼭 정치 교과를 통해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경험이 정치적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기본 교육이 그만큼 중요하단 의미이다.
사실 정치는 삶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우리는 정치에 대한 관심을 학교 교육에서 부여하고 있는가.
내가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방식
많이 듣는 말은, 교사가 자신의 교과목 수업만 잘 하면 된다는 말이다. 개인적으로 영어 교과목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면 사실 영어만 잘 가르치면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런데 교사는 담임 교사인 경우도, 학년 부장인 경우도 있다. 담임 교사나 학년 부장은 담당 학생의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 사회적으로도 교사에게 교과목 교육만 바라지도 않는다.
학생을 어른으로 성장 시키는 일. 그것이 바로 교사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경험을 알려준다. 교사 개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말이다.
예민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도 교사 개인의 의견 표현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괜히 사회적 이슈를 언급했다가는 민원 소지가 생긴다.
그래도 가끔 사회 이슈에 대한 토론을 진행한다. 학생들의 생각이 궁금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런 토론을 통해 생각하는 능력을 길러주고 싶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학생들의 관심이나 기본 논리 전개 방식이 많이 아쉬워진다는 점이다. 시대적 흐름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이 미래의 중심이다. 이대로 놔둬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커진다.
국어 교육이 강화되면 해결되리라 생각하는가. 당연히 지금보다 강화되어야 한다. 하지만 국어 하나 만으로 올바른 어른을 만들 수는 없다.
옳고 그름의 문제를 직접 판단하게 해야 한다. 판단하려면, 계속해서 노출 시켜야 한다. 정치란 것이 불편한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라는 점을 알려줘야 한다.
정치란 무엇인가
삶의 모든 영역이라는 생각이다. 작은 사회의 정치가 있고, 큰 사회의 정치가 있다. 학교도 작은 사회다. 이 안에서도 다양한 정치적 결정들이 오간다.
하지만 이것을 정치라 부르지 않는다. 불편하기 때문이다. 이 불편함이 문제다.
모든 경험을 바탕으로 판단을 내리고 설득하는 일이 정치이다. 그러면, 모든 경험에 굳이 정치가 빠질 필요는 없다. 아니,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가치관을 주입할 우려가 있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가치관에 학생들이 무분별하게 끌려 다니는 시대도 지났다. 문제가 있는 부분은 고치면 된다.
그런데, 우리는 문제가 있다고 덮는 결정을 내려왔다. 과거 일부 교사의 가치관 주입에 두려움을 느껴 배움의 기회를 박탈했다.
영어를 잘 하려면 영어를 많이 읽어야 한다. 수학을 잘 하려면 많은 문제를 풀어야 한다.
정치를 잘 하려면? 많이 해봐야 한다.
잡담 결론
올바른 정치 교육이 무엇인지 답할 수 있는가. 아마 그렇지 못할 것이다.
정치 교과목이 유명무실한 상태이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부담이 아닐까 생각한다. 교과에 대한 부담. 중립 의무에 대한 부담.
정치를 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자. 우리가 논의해야 할 것은, “어떻게” 이다.

민감한 주제일지는 모르나, 첫 포스팅에서 내 개인적인 생각을 주로 작성하겠다고 했기에 한 번 시도해보았다.